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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에 대하여 (We need to talk about Kebin, 2011) 감독 린 램지(Lynne Ramsay) 각본(원작자) 라이오넬 슈라이버(Lionel Shriver) 2017년 70회 칸영화제 각본상 수상 1999년 4월 20일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일어난 컬럼바인 고등학교 총기난사 사건을 모티브로 삼았다고 한다. 영화를 본 후 떠오른 건 딱 하나였다. 그래서 각본의 칼날이 향한 곳은 엄마인가, 아들인가. 관객을 좀 더 목적하는 곳으로 이끌려는 감독의 시도는 영화 한나(Hannah, 2017)보다 성공적이었다. 결론에 이르러서야 전반적인 암울함의 이유를 알게 되지만 '한나'의 경우엔 그 결론에 이르는데 여러 나날이 필요했다. 몰입도가 부족했다기 보단, 과도한 침묵이 나의 호기심 유발에 실패한 까닭이다. 반면 이 영화는 감독이 준비한 10분의 반전이 꽤 괜찮았다. 사건을 .. 더보기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 - 은희경 문학 선생님이 있었다면 독후감을 제출했을 법한 책이었다. 뭔가를 쓰지 않고는 배길 수 없었다. 퍼즐(종류불문)을 병적으로 좋아하는 내 감각세포들이 하나하나 북받쳐 일어나 감정의 종류가 복잡하고 다양하다 못해 자력으로 분화되어 각자의 카테고리를 가지며 끊임없이 뻗어나갔다. 시간이 지나자 책으로 인해 느껴진 감정이라고 하기엔 너무 이질적이고 멀리 왔다는 생각에 아주 단순하고 무식한 리뷰를 써보기로 했다. 이 책은 매우 치밀하게 계산된 게임이었다. 은희경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뜨개질'이라 할 수 있겠다. 작가의 입장에선 '전체적으로 고르게 뜨기가 가장 어려웠을 것' 이고 - '좀 빽빽해졌다 싶어 실을 느슨하게 하면 앞부분과 균형이 맞지 않았다. 다시 빽빽하게 뜨면 얼마 안가서 다시 느슨하게 떠야했다. 그런 .. 더보기
아무도 머물지 않았다 (The Past, 2013) 아쉬가르 파라디(Asghar Farhadi)는 이란 감독으로 처음으로 타국 프랑스에서 영화를 찍었다고 한다. 어느 나라에서 찍으나 상관없는 스토리였지만, 프랑스로 정한 건 감독의 대단한 역량인 듯 싶다. 삶을 현미경처럼 들여다 봤을 때 몰려오는 피로와 프랑스가 가진 세련미의 대조가 도리어 비참함을 더 선명하게 드러내는 것 같은 느낌을 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하나씩 실체가 드러날 때마다 뇌주름 사이사이에 불순물이 끼는 것을 불어가 중화시켜주는 효과가 있었다. 언어에 편견이 있는 건 아니지만, 여주인공 베레니스 베조(Berenice Bejo)의 실감나는 연기가 영어였거나, 독일어 혹은 중국어였다면 그녀를 비난하는 입장에 자유롭지 못했을 것이다. 사실, 한국에서 자란 나는 요즘 시대의 자유분방함을 온전히 이.. 더보기
고도를 기다리며 - 사뮈엘 베케트 2시간도 채 되지 않아 책을 덮었다. 덮었다는 표현이 맞다. 책을 읽었다고 하기엔 머리에 남은 것이 없고, 다시 읽는다 한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그 '형체'를 알아챌 도리가 없기 때문이다. 어떻게든 실루엣이라도 잡아볼 요량이면, 의 배경을 알아야했다. 사실, 인간 개인의 삶을 뒤져보면 대부분 시대에 순종적이다. 정치와 사상에 분개하고 세상의 뉴스에 휘둘리는, 머릿속에 격랑은 있을지언정 행동에는 큰 변화가 없다. 하지만 대승적으로 바라보았을 때, 인간은 순종적이지 않다. 문화와 사상, 정치와 이념, 종교와 철학 등등은 유행이 있었고, 인간의 변덕 때문이든, 무조건적인 반항심 때문이든 다른 유행이 만들어지면 그 시대의 인간들과 함께 잊혀졌다. (종교는 잊혀졌다기 보단, 점점 적합하게 변해왔다는 편이 맞다... 더보기
맨체스터 바이 더 씨 (Manchester by the Sea, 2016), 쓰리 빌보드 (Three Billboards Outside Ebbing, Missouri, 2017) 아픔을 다루는 방식이 비슷해 엔딩 후 동일한 여운이 남는 영화였다. '밀양'처럼 민낯을 다 드러내는 영화는 요즘 트렌드가 아닌 거다. 사실 이런 고통을 소재로 하는 영화에 살짝 피로감은 있다. 주인공을 궁지에 몰아 살게하고, 관객은 그들이 너무도 측은해 러닝 타임 동안 덩달아 자신의 모든 감정을 다 소진해버리게 하는... 여가를 즐기러 영화관을 찾았다가 기진맥진할 정도로 혼쭐이 나버리는 거다. 와 가 그 대표적 예다. 이들이 좋은 영화라고 소개되는 이유는 만들기만 하면 중타는 하는 이런 소재를 사용해서는 아니다. 결국 클라스의 차이는 '몰입감'이었다. 불친절하게 뿌려놓은 과거와 현재를 열심히 주워담게 한 다음 주인공들의 행동에 대한 개연성을 뒤늦게 깨닫게 하는 흐름이 관객으로 하여금 눈을 뗄수 없게 할 .. 더보기
다섯째 아이 (The Fifth child) - 도리스 레싱 시간이 많아지면 책 속에 파묻혀 지낼 것이라 다짐했던 게 무색할 정도로 요즘은 책을 거의 읽지 않는다. 글보단 영상이 편하고, 음성이 이해하기가 쉬워서다. 내 상상력이 늙어가고 있어서인지 요즘 영화 CG들이 내 상상력을 벗어나서 인지는 알 수 없다. 더이상 나태했다간 애써 만들어 놓은 내 신경회로들이 사라질지 모를 일이라 힘들게 서재로 갔다. 2시간에 다 읽게 만드는 작가의 필력도 대단했지만, 스토리의 참신함은 충격적이었다. 많은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은 것을 알고, 그 이유가 가족 이데올로기의 허상을 보여주고, 소설의 토대가 되는 기준이 다양한 정치적, 사회적, 학문적 분야를 넘나들면서도 서술 기법이 극도로 사실적이어서 섬뜻할 정도라는 것도 충분히 공감했다. 실제로 나 역시 두 번 읽지 않았다면 그렇게 .. 더보기
빌로우 허 (Below Her Mouth, 2016), 콜미바이유어네임 (Call Me by Your Name, 2017) 이 두 영화는 공통점이 많다. 비꼬려는 건 아니지만 발로 쓴 시나리오라고 해도 관객들이 정신놓고 영화관을 찾을 법한 너무도 월등해서 성별이 의미가 없는 배우들의 출연이 그 첫번째다. 에리카 린더 (Erika Linder) 174cm 티모시 샬라메 (Timothee Chalamet) 182cm - 최근 우디앨런의 신작 촬영을 마쳤는데, 우디앨런이 하비 와인스틴을 옹오하는 발언을 하는 바람에 논란이 된 적이 있다. 하지만 기특하게도 영화로부터 아무런 이득을 취하고 싶지 않다며 출연료를 전액 기부한다고 밝혔다. 아미 해머 (Armie Hammer) 196cm 외모가 한편의 영화가 되버리는 배우. 이런 영화는 엔딩과 동시에 스토리는 없어지고 감정이입은 커녕 스스로가 네안데르탈인처럼 느껴지는 절대적 박탈감을 준다.. 더보기
초콜렛 도넛(Any Day Now, 2012) Alan cumming에 의한, 을 위한, 의 영화. 영화를 보기 전엔... 다운 증후군에... 게이의 조합이 조금 못마땅했더랬다. 마치 사회에 소속되지 못하는 부류들을 묶어놓고 동정을 끌어내거나, 그런 여지를 주려고 하는 듯하여...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잔인한 조합이 가능한 건 실화기 때문이다. 실제로 12살 마르코는 다운증후군이 아니고 자폐적 성향이 있는 말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 엄마에게서 버려지고 가난한 할머니와 살았지만, 이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자 이웃집에 살던 루디가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게 된 것이다. George Arthur Bloom은 이 예기를 전해듣고, 만약 도와주는 데 그치지 않고 루디가 입양을 하려고 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를 상상하며 이 각본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요지는.. 더보기
인간실격(No Longer Human) - 다자이 오사무(Osamu Dazai) Osamu Dazai 인간실격이란 책을 다 읽고 눈을 감았더니... 마치 Reset 버튼을 누른 것처럼... 제자리로 돌아가버렸다. 자기혐오에 대한 주관적인 평가를 내리다보면 늘 결론은 suicide다. 그러고 싶은 의지가 생겨서라기보다는, 살아지는 것에 대한 혐오 때문이다. The weak fear happiness itself. They can harm themselves on cotton wool. Sometimes they are wounded even by happiness. 그의 책에는 위로와 공포가 있었다. 자기혐오는 인간의 뇌에서 자생한 감정이 아니라 일정한 확률로 태어나는 congenital malformation 같은 것이거나, schizophrenia 같은 disease일 수 있겠다는.. 더보기
로렌스 애니웨이(Laurence Anyways, 2012) Gus Van Sant 제작. Xavier Dolan-Tadros 감독. (이들 이름이 가진 고유명사는 어떤 형용사, 부사로도 묘사하기 힘들다.) 우선 봐야 알고, 봐도 딱히 알 수 없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멍청한 감동이 오래가는 홍상수ful 한 영화처럼... 차이가 있다면 색감이 조금 화려하고, 2시간 40분에 걸쳐 10년을 담아낸 epic이라는 정도? 프레드(Suzanne Clement)와 그녀의 남자친구 로렌스(Melvin Poupad)의 이야기다. 긴 epic이 된 이유는... 로렌스가 여자가 되기로 결심하고, 프레드가 남자친구의 transsexuality를 받아들일 수 있을 것이라 믿었기 때문이다. 단순하게 생각하면, 두 고집이 충돌하면서 일어나는 분열과 화해의 과정일 뿐이다. 깊은 사랑을 .. 더보기
브릿 말링(Brit Marling) - 이스트(The East, 2013) 주연이 브릿 말링이 아니고 엘렌 페이지인 것이 이해가 되지 않는 영화. 하지만 어쩌랴... 커밍아웃마저도 귀여워져버린 엘렌의 인지도는 식지 않고 급상승 중인 것을... (느닷없는 키스신도 의도된 양념인 듯...ㅋ) 잠시 엘렌...얘기가 나온 김에...^^ 여배우가 영화 내내 극도의 존재감을 유지하기 위해서 규정된 이미지를 가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여기고 있는 1인으로서 한마디 하자면, 열정의 잉여분이 많은 20대라는 것은 알지만, 조금은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는 거다. 지구와 환경에 관심이 많은 그녀가, 옷차림이 여배우답지 않게 너무 수수해서 파파라치 기운 빠지게 하더니 울먹거리며 커밍아웃마저 감행해버리는 바람에... 그녀의 쳐진 눈을 볼 때마다 조바심이 난다고 할까... 뷔페에 가서 샐러드를 먹기 .. 더보기
브릿 말링(Brit Marling) - 어나더어스(Another Earth, 2011) 브릿 말링(Brittany Heyworth Marling) 1983년생, 173cm의 훤칠한 키... actress, screenwriter, film producer... Georgetown University에서 경제학을 전공했고, 알려지기 시작한 건 2004년 다큐 Boxers and Ballerinas부터였다. 배우로서 그녀의 Filmography를 보면, 2011년 Another Earth, Sound of My Voice, Community 2012년 Arbitrage 2013년 The East, The Company You Keep 등이 있다. Somersault의 애비 코니쉬처럼... 한 편의 영화가 한 켠의 여백도 없이 꽉 채워지는 여배우 한 명의 존재감이란... 영화를 보는 내내 호흡의.. 더보기
에브리바디스 파인(Everybody's Fine, 2009) 이 영화가 좋은 건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이야기(Tokyo story 1953)와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Stanno Tutti Bene, 1990)만큼 아프지 않아서다. 사회가 올바르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는 '가족'이어서, 사회가 병적이 되면 그 이유를 '가족'의 해체와 붕괴에서 찾곤 한다. 그렇다면 되돌릴 수 있는 일일까? 와 가 회의적인 시선으로 접근했다면 이번 영화는 조금의 희망을 가지자는 의도에서 리메이크된 듯하다. 에서 마지막... 가족사진을 보며 기찻간에서 '연극을 하세요?'라고 어떤 아가씨가 물었을 때, '네, 연극을 합니다'라며 연극단원 인양 설명하는 아버지의 체념하는 듯한 표정은 회의적이다 못해 절망적이기까지 했다. 도입부에서 가족 .. 더보기
평화로운 전사 (Peaceful Warrior, 2006) There are no ordinary moments. 이 영화는 1966년 마카비아경기(유태인 국제종합스포즈 대회)에서 미국 대표로 나가 체조에서 금메달 4개를 수상하기도 했던 미국의 유명한 체조선수 댄 밀먼(Dan Millman) 자전적 수기 를 원작으로 만들어졌다. 좋은 영화임에도 사람들 입에 자주 회자되지 않은 이유가 무엇일까... 영화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스토리'에 더 열광하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철학'이 아니라... 이 영화는 체조를 대화거리로 삼은 플라톤의 '향연' 같은 느낌이었다. 가르침이 명백한 영화라는 거다. 처음부터 뭔가 노골적으로 작정한 듯 하기에 영화가 가지는 본연의 재미가 반감된 느낌이었다. 조금만 더 은근했더라면 어땠을까하는 아쉬움이 들 정도로... 스승 격인 주유소 .. 더보기
아찔한 십대(Somersault, 2004) Somersault... (공중제비, 재주넘기) (영화의 중반부 삽입된) 요동치는 낙엽을 바라보는 하이디의 얼굴... 여자의 몸이 가진 궁극의 가치가 무엇이길래, 영화를 보는 내내 손에 땀이 나도록 '도덕'이란 돌멩이를 꽉 쥐고 있었던 것일까... 던지기 위해? 스스로 엄격하지 못하면서 두 눈이 가진 일방적인 방향성으로 타인에게만 도덕을 들이미는 지금의 사회에... 나도 포함되어 있었음을 부인하지 않겠다. 값을 지불하기 위해... 자신의 몸을 사용하는 여자아이... 성에 대한 존엄과 가치가 존재하지 않는 그녀의 방식은 어쩐지 편하지가 않았다. 주어진 상황에서 그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을 성숙이라고 한다면... 엄마의 남자친구와 키스를 하면서 파괴된 가족관계(엄마와의 관계)를 회복하기.. 더보기
그들 각자의 영화관 칸영화제 60주년을 기념하여 조직위원장 질 자콥이 직접 제작과 편집을 맡은 '그들 각자의 영화관'은 거장 35명의 감독이 33편의 단편을 만들어 모아진 옴니버스 영화다. 원칙은 ‘영화관’ 하면 떠오르는 느낌을 주제로 삼고, 3분이어야 하며, 감독들은 각자 자신이 연출하는 영화 외에는 절대 알 수 없다는 것이었다. 실로 개구쟁이 같은 원칙이 아닐 수 없다. 누구 누구가 같은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지 지켜보자는 심보도 있겠고, 단 3분안에 어떻게 요리해낼 것이냐고 약올리는 것도 같다. 하지만, 그들은 역시 거장이었고 익살스런 원칙에 '아랑곳하지 않는' 단편들을 만들어냈다. 단 한편도 오버랩되지 않은 채... 레이몽 드파르동 Raymond Depardon 감독의 영화관...(사진작가, 저널리스트, 영화감독) 오.. 더보기
구스 반 산트(Gus ban Sant) - 파라노이드 파크 (Paranoid Park, 2007) 우선 이 영화를 언급하기 전에... '지화자' 한번 외치고 가겠다. 크리스토퍼 도일(Christopher Doyle).. 왕가위 감독의 거의 모든 작품을 함께 찍은 촬영감독으로, 중국 역사상 가장 훌륭한 영화 중 하나로 꼽히는 장이모 감독의 의 촬영을 맡기도 했다. 이렇듯 '피부병을 앓은 중국인'이라고 놀림을 받을 정도로 중국과 대만에 인연이 많은 그는 '첨밀밀'에서 알코올중독의 영어강사역을 맡아 배우로 출연했던 그 감각을 이용해 파라노이드파크에서도 초반부에 토미 아저씨역에 잠시 얼굴을 내비친다. 거스 밴 샌트 감독과는 사랑해, 파리(Paris, Je T'Aime, 2006) 이 후 두번째 호흡이다. 그의 유희에 접근하기 위해선 인내의 면에서 웅숭깊은 데가 있어야 한다. 실험의 처음은 늘상 지루하고 답답.. 더보기
구스 반 산트(Gus ban Sant) - 엘리펀트 (Elephant, 2003) 2007년 4월 16일, 미국 버지니아주 블랙스버그에 위치한 버지니아 공대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있었던 그날, 한국 국적의 '조승희'가 범인으로 밝혀진 순간, 온 국민들의 위축되었던 그 모습들이 기억난다. 마치 자신의 친구, 가족, 또는 이웃이 그런 잘못을 저지른 양, 총기 소유가 합법인 미국이란 나라에 제대로 삿대질 한번 하지 못했다. 사실, 캠퍼스내 총기난사 사건은 버지니아 공대가 처음은 아니다. 1966년 텍사스주 텍사스 대학 구내에서 찰스 휘트먼이, 1998년 아칸소주 요네스보로의 웨스트사이드 중학교에서 두명의 중학생이, 1999년 콜로라도주 리틀톤 컬럼바인 고교에서 2명의 고교생이... 여러 동료 학생과 교사를 살해했다. 마지막 언급된 컬럼바인 사건을 처음으로 영화로 만든 것이 볼링 포 컬럼바인.. 더보기
구스 반 산트(Gus ban Sant) - 아이다호(My own private Idaho, 1991) 거스 밴 샌트(Gus ban sant)... 그에 대해 언급하다간... 'flight of idea'가 될 게 분명하다.... 떠들고 싶어 안달이난 입을 최대한 틀어막아 보겠지만, 참을 수 없는 순간이 나타나면 어이없이 '지화자!'하고 외치고 있을 테니까... 더보기
몬스터(Monster, 2003) 이 두 사람이 같은 사람이라고? 샤를리즈 테론? 휘유~~~ 또다른 주연을 맡은 크리스티나 리치도 마찬가지였다. 감독이라든지 배우에 대해 미리 알아보고 영화를 보지 않는 성격상... (나의 광기는 잡식성으로 무작위 선별 방식이다. Bias를 최소화 하기 위해? without bias & without favor...) 선관람 후 검색을 했을 때... 그 어마어마한 괴리감이란... 입이 쩌억! 벌어질 정도였다. 샤를리즈 테론은... 몬스터란 영화에 에일린이란 역이 자신을 진정한 배우로 만들어 줄 것이라 믿었던 것 같다. 사실 몬스터 이후... 그녀의 연기력은 더이상 도마 위에 오르지 않았다. 영화는 관객의 대부분이 등을 돌릴 정도의 기형적 스토리를 가지고 있지만, 애석하게도 실화다. 오히려 실제 형편보다 많.. 더보기
비밀과 거짓말 (Secrets & Lies, 1996) 마이크 리 감독은 네이키드(Naked, 1993)에 이어 96년 이 작품으로 깐느영화제 황금종려상(그랑프리)을 두 번째 안았다. 배우를 다루는 솜씨가 훌륭하다고 알려진 그의 영화엔 유독 연기자들의 수상이 많다. 네이키드에서는 에서 랭보와 사랑에 빠지는 시인 베를렌느역, 데이빗 듈리스가 남우주연상을 받았고, 이 작품 의 주연을 맡은 브렌다 블리신은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다. 매우 손꼽아 기다리던 영화였다. 고맙게도 누군가 파일을 공유해 주는 바람에 늦게나마 이 영화를 접하게된 나는... 지극히 사적인, 그리고 지독히 감정적인 리뷰를 조심스럽게 토해 놓을 생각이다. 이 영화엔 주인공이 4명이다. 부유한 사진사 모리스와 그의 아내 모니카. 모리스의 누이 신씨아와 그녀의 딸 록산느. 그 주인공들 사이에 이미 내재.. 더보기
Wong Kar-wai (왕자웨이)- 마이 블루베리 나이츠 (My Blueberry Nights, 2007) 는 이 영화를 두고 '왕가위에게 오마주를 바치는, 어느 신인감독의 습작을 보는 듯하다'고 표현했다. 요약해보면, 표면상 지극히 왕가위다운 영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의아할 정도로 가볍고 퇴행적인 느낌의 영화... 진지하고 심각한 의미를 거듭 부여하려는 시도는 어쩐지 낯간지럽고... 대사의 뉘앙스가 영어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표피적으로 변해버린 듯하다고... 그리고 그 외 많은 사람들도 마이블루베리나이츠에서 그의 옛 영화들을 떠올렸다고 말하고 있다. 나의 사견을 토해 놓자면... 관객은 매번 끼니 때마다 으르렁 거리며, 주변을 배회하는... 배부름을 모르는 하이에나이고, 그의 옛 영화는 배부름을 주었던, 관객에게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 버린.. 한 많은 혼령 같다는 거다. 평론가든 우매한 관객이든, 왕가위.. 더보기
Wong Kar-wai (왕자웨이)- 화양연화 (花樣年華: In The Mood For Love, 2000) 그는 항상 선글라스를 낀다. 그의 눈빛을 보지 못한 우리는, 영화를 통해 그가 낸 수수께끼를 푼다. 한 평론가는 화양연화를 본 후 이렇게 말했다. "스토리 없는 영화에 내가 이렇게 감동 받으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마도 이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모두들... 이 말에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마치 자신의 역량을 뽐내기라도 하듯... 그는 매우 단순한 스토리를 스릴러처럼 바꿔놓는 재주를 부렸다. 느린 스토리 진행에, 슬로우모션까지 곁들였는데도 관객은 침을 삼키고, 손을 꽉 쥔채 고개를 앞으로 쑤욱 내민 것이다. 3류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많은 장르에서 연거푸 재탕되어 너덜너덜해진 불륜...에 대한 스토리... 그는 으쓱했을테고... 예정대로 관객들은 고스란히 그의 기대에 부응하고 말았다. '나 이 .. 더보기
Wong Kar-wai (왕자웨이)- 해피투게더 (春光乍洩: Happy Together, 1997) 그는 항상 선글라스를 낀다. 그의 눈빛을 보지 못한 우리는, 영화를 통해 그가 낸 수수께끼를 푼다. 동시대 감독들 중 가장 직설적으로 동성애를 다뤘다는 평을 들었다. "나는 영화를 통해, 나중에는 텔레비젼을 통해 세상을 발견했다. 그 20년 전이었다면 나는 노래를 통해 나를 표현하려고 했을지 모른다. 50년전이었다면 책을 통해 했겠지. 그러나 나는 영화과 함께 자랐고, 영상을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런 이유로 그는 모든 기초에 화려하고 독특한 영상을 두었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묻는 것이다. "그리하여 본질은?" 사람들은 그가 중경상림이후 좀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기 위해 이 영화를 택했다고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모두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것이다. 시인이 쓴 한권의 시집을 읽다보면.. 더보기
잠수종과 나비 (Le Scaphandre Et Le Papillon, 2007) 장 도미니크 보비가 뇌졸중으로 쓰러진 것은 1995년 12월8일 금요일 오후, 아들과 드라이브를 하던 중이었다. 20일간의 혼수상태에서 깨어나, 의식은 멀쩡하지만 전신은 마비상태인 ‘감금 증후군’(Locked-In syndrome)'... 그에게서 자신의 의식을 대변해 줄 수 있는 건 오로지 왼쪽 눈꺼풀뿐이었다. 잠수종과 나비... 아무것도 제 힘으로 할 수 없는 그는 깊은 바다속, 잠수종 안에 갇힌 신세와 같다. 하지만 그는 말한다. 그것은 자신의 육체에 불과함을... 눈을 감으면, 자신의 상상력은 어느덧 나비가 되어 세상을 누비고 있었던 것이다. 출판사 직원이 알파벳을 읊기 시작하면 그 중에 자신이 원하는 곳에서 왼쪽 눈을 깜빡이는 방법으로 의사소통하는 법을 배운 그는 1년 3개월 동안 20만 번 이.. 더보기
어웨이 프롬 허 (Away From Her, 2006) 사라 폴리 감독. 그녀가 감독으로서 첫 장편에 도전한 영화. '닥터지바고'의 줄리 크리스티와 남편 그랜트 역을 맡은 고든 빈센트 같은 관록 있는 배우의 공로도 있겠지만, 이런 수작을 빚어낸 것에 대한 찬사는 그녀가 받아야 마땅하리라 생각된다. 많은 사람들은 이 영화를 더러 라는 표현을 썼지만, 그리하여 너무도 감동적이고, 눈물이 날것 같았다...고 표현하지만... 난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절대... 절대!!! 감독의 의도는... 29살의 젊은 배우 출신의 사라 폴리는 그것을 의도한 것이 아니다. 파격적인 스타일과 짜릿한 반전을 넣지 않은 것으로, 장면마다 한 문장씩은 없어진 듯한 그 절제된 대사만 보아도... 그녀의 의도가 상투적인 것이 아님은 충분히 알아챌 수 있다. 기억을 잃어가던 피오나가 요양원.. 더보기
줄 앤 짐 (Jules Et Jim, 1961) 얼마동안 잊고 있었을까... 언제인지 기억도 나지 않는 아주 오래전... '달콤시'에서 지현우가 쥴앤짐의 얘기를 꺼내기 전까지... 까마득히... 이 영화가 상영되자마자 비평가들의 격찬과 흥행 1위를 석권하는 폭발적인 반응이 있었다고 하는데... 당시 우리나라엔 고작 1개의 영화관에서만 상영을 했었다. 정확히 기억하는 이유는 쥴앤짐을 보겠노라며 서울로 (당시엔 6시간 걸렸음) 간 사촌 언니 때문이다. 당시 나에겐 '꿈의구장(Field Of Dreams, 1989)' 정도가 최고의 영화였는데... 지하철에 앉아 언니의 설명을 듣는 내내 뭔가 경이롭고, 그러면서도 스스로가 위축되는 특이한 경험을 했더랬다. "여기는 두 개의 주제가 있다. 지속하려고 하는 두 남자간의 우정과 그들이 사랑하는 방식의 차이이다.".. 더보기
롤랑 조페(Roland Joffe) - 미션 (The Mission, 1986) -이 영화는 1750년 아르헨티나, 파라과이와 브라질 국경 지역에서 일어난 역사적 실화이다. 혹자는 이렇게 말한다. 모든 재앙은 종교로부터 출발한다고... 하지만 나는 이렇게 말한다. 재앙은 늘 잠재되어 있으며, 오로지 하나씩 발견될 뿐이라고... 누구에 의해, 어떻게, 언제 발견되느냐에 따라 그 가해자는 종교도, 사상도, 철학도, 사람도 될 수 있는 법이라고... 한 친구는 종교를 가리키며 '인간의 가장 약한 부분을 건드리기 때문에 실패할 수가 없다'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이드는 욕망이고, 자아는 personality의 집행자이며, 초자아는 양심이라고 한다면 종교는 부모처럼 꾸중하기도 하고, 보상하기도 하는 초자아에 자리잡고 앉기 때문에 늘 승자일 수 밖에 없다고 말이다. 그래서 나는 또한 말한다. .. 더보기
롤랑 조페(Roland Joffe) - 킬링 필드 (The Killing Fields, 1984) (자료화면이 없어 영화의 장면 캡쳐함) 킬링 필드... 히스토리채널에서 언젠가 란 제목으로 방영을 한 적이 있다. 킬링 필드에 대해 들어본 사람은 아마도 캄보디아 여행을 했거나, 방송을 보았거나, 평소 박학다식한 사람들 중 하나겠지만, 난 다르다. 부끄럽게도... 폴폿...을 검색하다가 (외국의 스타킹 같은 프로에 나온 사람) 공교롭게도 킬링필드의 독재자 폴폿...을 발견하게 되었다. 영화에 대한 평은 양갈래로 나뉘는데, "피비린내 나는 역사를 정확하게 그려내었다"와 "미국의 잘못은 전혀 언급하지 않았다"이다. 영화는 영화로써 평가해야 한다는 것에 전적으로 동감하여 나도 전자를 택해 후한 점수를 주고 싶지만, 이것이 실화를 바탕으로 하였고(1980년 1월 20일자 뉴욕타임스에 실려 퓰리쳐상을 수상한 쉔버.. 더보기
신은 우리를 싫증내기 시작했다(God Grew Tired Of Us: The Story Of Lost Boys Of Sudan, 2004) 1987년 8월, 아프리카 수단에서는 아랍계 이슬람교도들의 북부 세력과 기독교와 토속신앙을 믿는 남부 세력 사이에서 내전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때 내전으로 집과 부모들을 잃은 수많은 '잃어버린 아이들(Lost Boys)'은 그후 2001년까지 14년간 무수한 죽음과 절망을 목격하고 체험하게 된다. 그 중 하나였던 존 불 다우의 실화를 다룬 자서전 '신이 찾은 아이들', 원제 가 다큐멘터리 영화로 제작되었다. 당시 시사회엔 브레드 피트 제작, 니콜 키드만의 나레이션으로 잠시 언론의 관심을 끌기도 했다. 책 내용 중 존의 독백을 들어보면... "황혼 무렵 하이에나가 친구들의 시신을 뜯으려고 어슬렁거리며 다가오는 것도 보았다. 너무 배가 고프고 목마른 나머지 아프리카 평원에서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않은 것들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