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네21의 남다은 기자>는 이 영화를 두고 '왕가위에게 오마주를 바치는, 어느 신인감독의 습작을 보는 듯하다'고 표현했다.
요약해보면,
표면상 지극히 왕가위다운 영화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의아할 정도로 가볍고 퇴행적인 느낌의 영화...
진지하고 심각한 의미를 거듭 부여하려는 시도는 어쩐지 낯간지럽고...
대사의 뉘앙스가 영어로 옮겨지는 과정에서 표피적으로 변해버린 듯하다고...
그리고 그 외 많은 사람들도 마이블루베리나이츠에서 그의 옛 영화들을 떠올렸다고 말하고 있다.
나의 사견을 토해 놓자면...
관객은 매번 끼니 때마다 으르렁 거리며, 주변을 배회하는... 배부름을 모르는 하이에나이고,
그의 옛 영화는 배부름을 주었던, 관객에게 일정한 기준을 제시해 버린.. 한 많은 혼령 같다는 거다.
평론가든 우매한 관객이든, 왕가위 자신이든 매번 헛것을 보며 허공을 휘젓는 꼴이니까... 아우라? 데자뷰? Anyway!!
기억의 재생은 과거의 경험을 그대로 생각해내는 것... 즉 사고는 추상적 개념을 구사하는 것으로 이미지에 의존하지 않는다.
상상은 과거의 경험으로 얻어진 심상을 새로운 형태로 재구성해내는...
현실에서 몇 발 떨어지지 않은 곳에 존재하는 우리의 생각... 곧 원하는 언제든 이미지를 동원할 수 있는 정신작용이다.
그의 영화는 망상이나 환각이 아니다. 실현가능성이 없는 공상과도 구별된다.
그럼에도 과연 그의 '상상'은 우리의 평을 받아야 할까... I don't think so.
실연의 아픔... 이미 겪은 자(주드 로)와 현재 겪고 있는 자(노라 존스)가 만났다.
마치 영화는, 사랑으로 인한 상처는 새로운 사랑으로 치유할 수 있다고 말하는 듯 하지만,
그는 또다른 수수께끼... 그 마지막 퍼즐에 '시간'을 넣었다.
누군가 찔러 놓고 간 창상... 그 아픔을 이겨보려고 새로운 사람을 찾았다가는 또다시 성한 곳 하나를 찔리고 만다...
여기저기가 찔려 아물지 않은 상처로 피투성이가 된 채 사랑을 하고 있는 사람들...
정작 중요한 것은...
더이상 상처부위가 덧나지 않도록 아물 시간을 주는 것이다.
'하루 종일 아무에게도 선택되지 못한 블루베리 파이'를 1년이 지나 다시금 먹게 된 그녀는...
흉이 남았지만, 적어도 통증 따위는 가지고 있지 않은, 온전한 그녀 자신이 되어 제레미를 만난다.
여러 에피소드는
타인의 상처를 감정을 배제한 채 오로지 시각적으로만 감상했을 때...
자신에게도 관조적 자세를 취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약간의 양념 정도겠지.
해피투게더는 나의 눈을...
화양연화는 나의 코를...
마이블루베리나이츠는 나의 입을... 범했다???
왕자웨이 특집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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