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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에브리바디스 파인(Everybody's Fine, 2009)

 

 

 

 

이 영화가 좋은 건

 

오즈 야스지로 감독의 동경이야기(Tokyo story 1953)

 

쥬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의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Stanno Tutti Bene, 1990)만큼

 

아프지 않아서다.

 

 

 

사회가 올바르게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가장 기본이 되는 단위는 '가족'이어서,

 

사회가 병적이 되면 그 이유를 '가족'의 해체와 붕괴에서 찾곤 한다.

 

그렇다면 되돌릴 수 있는 일일까?

 

<동경이야기>와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가 회의적인 시선으로 접근했다면

 

이번 영화는 조금의 희망을 가지자는 의도에서 리메이크된 듯하다.

 

 

<모두 잘 지내고 있다오>에서 마지막...

 

가족사진을 보며 기찻간에서 '연극을 하세요?'라고 어떤 아가씨가 물었을 때,

 

'네, 연극을 합니다'라며 연극단원 인양 설명하는 아버지의 체념하는 듯한 표정은

 

회의적이다 못해 절망적이기까지 했다.

 

도입부에서 가족 사진이라고 시끄럽게 자랑하며 기찻간을 어수선하게 하던 잔상이 겹쳐서

 

나라도 나서서 그의 앞에서 재롱을 떨며 웃게 해주고 싶었다.

 

 

 

현실이 그러하기에

 

어쩌면 자연스러운 현상일지 모르지만 매번 익숙해지지 않고 아픈 이유가 무엇일까...

 

 

 

가족을 부양하고, 바르게 양육하기 위해 최선을 다한 아버지 로버트 드 니로...

 

하지만, 자식들은 '너무 다그치셨다'는 표현으로 거리감과 서운함이 존재할 수 밖에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아버지의 과도한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아이가 그 기대에 적절히 부응하지 못하고 조금 불행한 삶을

 

살게 되었다고 해서, 그 모든 잘못은 애초부터 '과도한 기대를 한 아버지 탓'이라고 삿대질하는 게 가당키나 한 소리인가...

 

 

적어도 이 영화에서만큼은 그것이 아버지 잘못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장면이 있긴 하지만,

 

개운하진 않았다.

 

 

아버지가 여행길에서 만난 낯선 이들과의 짧은 대화는

 

아들과 딸들과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동안 서로의 안부를 묻는 대화보다 오히려 더 정겨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게 우리가 이 영화를 보면 울게 되는 이유가 아닐까...

 

 

'실패한 피임'으로 임신을 인식하는 우리가

 

'제 나이에 이루고 싶은 게 없었어요?'라고 묻는 딸에게 '좋은 아빠가 되는 게 전부였어'라고 말하는

 

우리네 부모의 희생앞에서 고개를 들 염치가 없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