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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초콜렛 도넛(Any Day Now, 2012)

Alan cumming에 의한, 을 위한, 의 영화.

 

 

 

영화를 보기 전엔... 다운 증후군에... 게이의 조합이 조금 못마땅했더랬다.

 

마치 사회에 소속되지 못하는 부류들을 묶어놓고 동정을 끌어내거나, 그런 여지를 주려고 하는 듯하여...

 

하지만 애석하게도 이 잔인한 조합이 가능한 건 실화기 때문이다.

 

 

실제로 12살 마르코는 다운증후군이 아니고 자폐적 성향이 있는 말을 하지 않는 아이였다.

 

엄마에게서 버려지고 가난한 할머니와 살았지만, 이조차 제대로 보호받지 못하자

 

이웃집에 살던 루디가 보호자 역할을 자처하게 된 것이다.

 

George Arthur Bloom은 이 예기를 전해듣고, 만약 도와주는 데 그치지 않고

 

루디가 입양을 하려고 했다면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를 상상하며 이 각본을 쓰게 되었다고 한다.

 

 

요지는 마르코와 루디의 관계가 아닌,

 

1980년대의 게이와 미국사회 간에 '양육권' 투쟁에 있었던 것이다.

 

'낳을 수 없는 그들에게 과연 사회는 기를 권한을 주어도 되는가?'에 대해서...

 

 

 

알란은 100분이 주어진 동안 Rudy로 살았다.

 

게이가 게이를 연기해서인지 Performance로 보이지 않고 그의 평소 일상을 보는 듯 했다.

 

하지만,

 

이 영화를 '알란의 영화'라고 표현하는데는 다른 이유가 있다.

 

 

마르코와 자신을 분리하려고 하는 사회에 대한 분노와

 

버린 부모에게로 마르코를 돌려보내려는 법원에 대한 절규가 

 

테마곡 밥 딜런의 I Shall Be Released...의 노래에 고스란히 압착된 채 담겨 있었기 떄문이다.

 

 

울분과 억울함이 범벅이 된 슬픔은 그 어떤 경로로도 빠져나갈 길 없으니

 

기억과 함께 썩어 없어질 때까지 노래하리라...

 

그의 얼굴이 표현해 낸, 그의 목소리가 이끌어 낸 루디의 심정은... 그렇게 아련하게 전달되었다.

 

 

 

 

 

 

 

 

 “가족을 볼모로 삼은 폭력적인 아버지 때문에 내 어린 시절은 불행했다”

 

 

 

 

 최근 그가 아버지와 가족에 대한 회고록을 펴냈다.

 

 <Not My Father's Son>

 

 의미심장한 제목...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아버지 때문에 게이가 되었다고 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저 마르코를 바라보는 얼굴에서...

 

'동일시'에서 오는 묘한 분노가 느껴졌다는 것 외엔...

 

 

 

 

 

아쉬운 점이 있다면...

 

Rudy의 양육권 소송이 패소한 것과 마르코의 비극을 연관지은 감독의 의도가 조금 과하지 않았나 하는 거다.

 

게이들에게도 차별 없이 양육권을 주어야 한다는 당위를 만들어내기 위해...

 

실화에서 일어나지 않은... 비극까지 관객에게 떠안길 필요가 있었을까...

 

 

드라마를 만들고자 했겠지만...

 

영화를 다 보고 한달이 지난 관객의 머릿속에... 마르코의 해피엔딩이 좋다는 말이 맴돌게 해서야 원...

 

 

 

 

그렇다면 2014년을 살고 있는 지금이라면...

 

마르코는... 루디에게... 무사히 안길 수 있을까...

 

 

무사히...란 말은... 과연 맞는 말일까...

 

 

마르코가 다운증후군이 아니었다면...

 

판사가 문제시 했던 '아이에게 게이커플의 섹스 장면이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간과할 수 있는지...

 

 

성적 소수자들에게 세상이 관대해졌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므로...

 

좀 더 공정한 재판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을 것이란... 낭만적인 기대 정도는 해볼 수 있을 듯 하다.

 

 

 

기왕이면

 

마르코의 엄마에게도... 갱생의 기회가 주어졌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