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vie

Wong Kar-wai (왕자웨이)- 해피투게더 (春光乍洩: Happy Together, 1997)

Wednesdays 2014. 1. 10. 12:52

그는 항상 선글라스를 낀다.

 

그의 눈빛을 보지 못한 우리는, 영화를 통해 그가 낸 수수께끼를 푼다.

 

 

 

 

 

 

동시대 감독들 중 가장 직설적으로 동성애를 다뤘다는 평을 들었다. 

 

"나는 영화를 통해, 나중에는 텔레비젼을 통해 세상을 발견했다.

 

그 20년 전이었다면 나는 노래를 통해 나를 표현하려고 했을지 모른다. 50년전이었다면 책을 통해 했겠지.

 

그러나 나는 영화과 함께 자랐고, 영상을 공부하는 것이 자연스럽게 느껴졌다."

 

그런 이유로 그는 모든 기초에 화려하고 독특한 영상을 두었다.

 

그리고는 느닷없이 묻는 것이다.

 

"그리하여 본질은?"

 

 

 

<1997년 1월. 드디어 세상의 마지막 끝 등대에 도착했다....

 

아휘의 슬픈 일을 여기에다 놓고 가주기로 했는데

 

그의 말을 알아들을 수가 없다. 울음소리 같은... 이상한 소리만 들릴뿐...>

 

 

사람들은 그가 중경상림이후 좀 더 자극적인 소재를 찾기 위해 이 영화를 택했다고 하지만,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모두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것이다.

 

시인이 쓴 한권의 시집을 읽다보면... 말로 표현할 수는 없지만...그만의 관점이 느껴지는 것처럼.... 

 

모든 소재를 평범한 일상으로 치부해버린다는 느낌...

 

그는 동성애를 다룬 것이 아니라... 보영, 아휘, 장이 다만 동성이었을 뿐이라는 식이다.  

 

 

영화를 보는 내내 내가 심장이 죄는 듯 웅크리고 있었던 이유는... 

 

그가 보여준 너무도 철저한 '외로움' 때문이었다.  

 

 

장이 세상의 마지막 끝 등대에 서있는 것과, 아휘가 이과수폭포 아래에 서 있는 것과...

 

보영이 허름한 침대에서 스탠트를 안고 울고 있는 것이...

 

나에겐 같은 영상이었으니까...

 

 

빌어먹을 혼자...라는 기분을 달래주기 위해... 젊음을 애무하고, 세월을 삿대질했던 그 셋을 통해

 

그는 보란듯이... 느껴보라고 한다.

 

고개숙인 채 울고 있는 우리의 등 뒤에는 머물다 가는 바람 한 점이 전부라고... 뒤돌아 볼테면... 뒤돌아 보라고...